[조봉권의 문화현장] 부산국제무용제를 살리려면 - 국제신문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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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0,601회 작성일 15-06-19 15:38본문
거의 모든 것을 놓친 예술 페스티벌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었다. 오로지 부산만 시도할 수 있는 예술축제이건만, 그런 장점을 살릴 철학도 간절함도 느끼기 어려웠다. 변하지 않으면, 이 축제는 위험하다.
제11회 부산국제무용제(BIDF)가 지난 12~15일 열렸다. 해운대해변 특설무대 야외공연이 12~14일 있었고, 경연인 AK(Art Korea)21 국제안무가육성공연은 15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한 대응으로 비공개로 치렀다.
에두를 것 없고, 이것저것 많이 따질 필요도 없다. BIDF는 거대 도시 부산의 도심 해변 모래사장에 바다 쪽으로 열린 무대를 차리고 치르는 국제 춤 예술 축제다. 이 안에 이 예술축제의 독특함과 가능성이 다 들어있다. 이런 조건을 최대한 살리는 간절한 기획과 프로그래밍이 생명이다.
거대 도시에서 열리므로 관객 확보, 숙박과 편의시설, 접근성 제공이 손쉽다. '도시철도 타고 가는 아름다운 해변'이 있다는 점은 서울도 도쿄도 상하이도 흉내 낼 수 없다. "전철 타고 해운대 백사장에 공연 보러 갈래?"라고 약속 잡을 수 있는 것은 부산 사람에게 내린 축복이다. 거기 가면 따로 무대미술을 할 필요도 없이 출렁대는 바다 자체를 배경으로 삼은 특설 무대가 기다린다.
그러므로 주최 측이 할 일은 한가지다. 이런 조건과 특성에 맞고, 예술적 영감을 갖춘 작품을 다채롭게 초청하는 것이다. 시민과 관객에게 좋은 예술선물을 한다는 기획의도를 갖고 경험을 쌓다 보면, BIDF는 명품 축제가 될 것이다.
제11회 BIDF 공식초청작품에서 이런 장점을 살려 시민에게 인상 깊은 예술체험을 안기겠다는 주최 측의 철학·기획·안간힘을 느끼기 어려웠다. 소수의 작품을 빼면, 관객과 내밀하고 섬세한 소통이 필요해 소극장 안에서 공연해야 마땅할 작품이나 작품 메시지를 익히지 못한 워크숍 성격 작품이 계통 없이 해변무대에 올랐다.
BIDF의 한정된 예산과 인력으로는 해변무대에 맞는 작품을 별도로 만드는 것은 힘들다. 개성 있고 무대 특성을 살리는 작품을 초청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수밖에 없다. BIDF는 부산의 춤 예술계 전체가 힘을 합쳐 만드는 유일한 국제 행사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BIDF의 수준이 곧 부산 춤계의 수준을 대변한다. 이대로라면 BIDF는 영혼 없는 예술축제의 길을 걸을 공산이 크다.
세부사항도 살필 필요가 있다. 거리예술이 다채로워지면서 야외 낮 환경에 맞춘 작품도 많아졌다. BIDF는 공식초청작품 공연은 일률로 오후 7시30분에 시작하다 보니 배경이 캄캄해져 실내공연과 별 다를 바 없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바다 배경 해변 무대'의 장점이 없어지는 것이다. 세계 유명 거리예술축제를 연구해 주말 밝은 시간대를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불가능할까.
공식초청작품을 날마다 8, 9개씩 공연하는 관행도 '왜 저럴까' 하고 되뇌게 한다. 수년 동안 BIDF 해변공연을 지켜본 경험으로는 관객의 집중력 한계는 5, 6편을 넘지 못한다. 초청 팀과 공연 횟수를 줄이면, 예산도 덜 쪼들릴 것 아닌가. 힘든 여건에서 주최 측이 많이 고민하고 고생한다는 점을 안다. 그러므로 더욱 시민이 BIDF를 사랑하는지, 사랑받기 위해 어떤 변화 노력을 할지 돌아볼 시점이다.
제11회 부산국제무용제(BIDF)가 지난 12~15일 열렸다. 해운대해변 특설무대 야외공연이 12~14일 있었고, 경연인 AK(Art Korea)21 국제안무가육성공연은 15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한 대응으로 비공개로 치렀다.
에두를 것 없고, 이것저것 많이 따질 필요도 없다. BIDF는 거대 도시 부산의 도심 해변 모래사장에 바다 쪽으로 열린 무대를 차리고 치르는 국제 춤 예술 축제다. 이 안에 이 예술축제의 독특함과 가능성이 다 들어있다. 이런 조건을 최대한 살리는 간절한 기획과 프로그래밍이 생명이다.
거대 도시에서 열리므로 관객 확보, 숙박과 편의시설, 접근성 제공이 손쉽다. '도시철도 타고 가는 아름다운 해변'이 있다는 점은 서울도 도쿄도 상하이도 흉내 낼 수 없다. "전철 타고 해운대 백사장에 공연 보러 갈래?"라고 약속 잡을 수 있는 것은 부산 사람에게 내린 축복이다. 거기 가면 따로 무대미술을 할 필요도 없이 출렁대는 바다 자체를 배경으로 삼은 특설 무대가 기다린다.
그러므로 주최 측이 할 일은 한가지다. 이런 조건과 특성에 맞고, 예술적 영감을 갖춘 작품을 다채롭게 초청하는 것이다. 시민과 관객에게 좋은 예술선물을 한다는 기획의도를 갖고 경험을 쌓다 보면, BIDF는 명품 축제가 될 것이다.
제11회 BIDF 공식초청작품에서 이런 장점을 살려 시민에게 인상 깊은 예술체험을 안기겠다는 주최 측의 철학·기획·안간힘을 느끼기 어려웠다. 소수의 작품을 빼면, 관객과 내밀하고 섬세한 소통이 필요해 소극장 안에서 공연해야 마땅할 작품이나 작품 메시지를 익히지 못한 워크숍 성격 작품이 계통 없이 해변무대에 올랐다.
세부사항도 살필 필요가 있다. 거리예술이 다채로워지면서 야외 낮 환경에 맞춘 작품도 많아졌다. BIDF는 공식초청작품 공연은 일률로 오후 7시30분에 시작하다 보니 배경이 캄캄해져 실내공연과 별 다를 바 없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바다 배경 해변 무대'의 장점이 없어지는 것이다. 세계 유명 거리예술축제를 연구해 주말 밝은 시간대를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불가능할까.
공식초청작품을 날마다 8, 9개씩 공연하는 관행도 '왜 저럴까' 하고 되뇌게 한다. 수년 동안 BIDF 해변공연을 지켜본 경험으로는 관객의 집중력 한계는 5, 6편을 넘지 못한다. 초청 팀과 공연 횟수를 줄이면, 예산도 덜 쪼들릴 것 아닌가. 힘든 여건에서 주최 측이 많이 고민하고 고생한다는 점을 안다. 그러므로 더욱 시민이 BIDF를 사랑하는지, 사랑받기 위해 어떤 변화 노력을 할지 돌아볼 시점이다.